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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의 종말
    책 추천, 리뷰 2021. 1. 11. 21:46

     

     

     

    조지 길더 / 청림출판

    *제가 읽고 인상 깊었던 부분을 그대로 발췌했습니다.


     

    이론과 실제 사이, 즉 생각과 관찰 사이를 중재하고 조정하는 도구는 수학입니다. 수학은 둘 사이를 잇는 다리를 세우고, 또 이 다리를 보다 튼튼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문화가 지적으로 통찰하고 자연을 극복하고 제어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할 때, 오늘 우리의 총체적인 문화는 수학을 토대로 형성돼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수학자들에게는 '모른다'는 것이 없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어떤 자연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른다'는 그 어리석은 구호 대신 '우리는 알아야 하고 또 알게 될 것이다'를 우리의 구호로 삼아야 합니다.


     

    구글의 새로운 공짜 모델은 심지어 회사 구내식당에까지 파고들었다. 구글은 직원들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성가신 절차를 포기할 때 식당이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처음에 구글은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는 직원들에게 음식값을 받기 위해 일종의 단말기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런데 이 시스템 자체가 비용을 발생시켰다. 구글의 소중한 인력들이 음식값을 지불하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서서 기다리면서 시간을 낭비했던 것이다. 음식을 공짜로 제공하는 편이 한결 비용도 싸고, 모두가 편하고, 또 자본주의적 관념을 멋지게 초월하는 길이었다. 지금 구글은 하루에 10만 끼가 넘는 식사를 직원들에게 공짜로 제공한다. 그리고 이 정책은 구글의 거의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에 적용되고 있다.


    미다스의 실수는 부의 척도인 금을 부 그 자체로 착각한 것이었다. 부는 어떤 하나의 물질도 아니고, 무작위적인 배열도 아니다. 부는 오로지 오랜 시간에 걸쳐 힘들게 알아낸 지식 안에서만 뿌리를 내린다.


    정보는 놀라움이다. 결정론적인 기계는 결정론적이기 때문에 당연히 뜻밖의 놀라움에서는 자유롭다. 이것이 내놓는 대답은 언제나 질문 속에 함축돼 있다. 거기에는 엔트로피가 없다. 예상하지 못한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비잔틴 군단이 성을 합락하기 위해 모였다. 성을 함락하려면 절반 이상의 병력이 동시에 공격해야만 한다. 하지만 각 장군들이 지휘하는 병력은 서로 떨어져 있어 전령으로만 통신이 가능하고, 장군들 가운데 있을 수 있는 배신자는 공격 시간을 의도적으로 다르게 이야기할 수 있다. 배신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장군들은 푸는 데 약 10분이 걸리는 수학 문제를 풀어야 공격 시간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런 다음에, 공격 시간과 이전에 문제 푼 내용을 바로 다음 장군만 알 수 있게 보낸다. 다음 장군은 앞에서 찾아낸 정답과 풀이 과정을 확인한 후, 새로운 문제의 답을 이어 붙여 작업을 계속한다. 만약 중간에 누가 거짓말 하면, 그 답은 정답 묶음에서 갈라지고 모든 장군에게 전해지기 때문에 거짓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과반수가 조작된 정답 묶음을 만들 수 없게 돼 과반수의 장군이 공격에 참여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고, 공격 시간도 신뢰할 수 있었다.


    블록체인은 여태까지 내가 본 것 가운데 가장 정교하고 복잡하면서도 우아하고 아름다운 프로그램이다. 블록체인의 주된 일은 권력을 사람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


    박사를 찍어낼수록 우리가 누릴 과학 혁명은 줄어드는 것 같다. 지금은 인류사를 통틀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과학자가 일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럴까? 과학이 더 어려워졌거나, 아니면 그렇게 배출된 과학자들이 사실은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수학은 폐쇄되거나 칸막이로 구분된 시스템이 아니다. 인간의 상상력이라는 우주로 나아가는 모든 단계에서 활짝 열려 있다. 미국의 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퍼스의 삼항틀 논리가 밝히듯, 모든 상징은 상상적 해석에 대한 그 자신의 무한성을 낳는다. 어떤 상징과 이것의 대상은 통역자가 존재하지 않는 한 이질적이다. 차이틴은 이런 체제를 괴델과 튜링이 완벽하고 일관된 수학적 우주라는 힐베르트의 가설이 틀렸음을 입증한 뒤에 모습을 드러낸, 창의성의 새로운 수학이라며 축하한다.

    이렇게 해서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론은, 수학적 논리를 토대로 한 기계는 인간 영역을 고갈시킬 수 없으며, 다만 확장할 뿐이라는 것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기계의 모든 메커니즘은 인간이 보다 창의적인 시도를 해서 보다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인간 정신을 자유롭게 만들어준다. 인간이 기계라는 몰록에게 희생되리란 기대는 자연의 진리와도 어긋난다.


    사토시가 비트코인의 기반으로 블록체인을 창조한 것은 더할 나위없이 탁월했다. 하지만 그는 계정단위로서의 통화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 사토시는 비트코인 공급을 131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2100만개로 제한함으로써 비트코인을 일종의 디플레이션 화폐로 설계했다. 이런 속성 때문에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있는 투자금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나는 비트코인이 금을 닮은 것 같았다. 전체 양은 느리게 조금씩 많아지긴 하지만, 늘어나는 절대량은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이다.

    (...)

    사토시의 알고리즘이 비트코인 채굴을 중단하기로 돼 있는 2140년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누가 신경 쓰겠는가? 내 나이, 일흔여덟 살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 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만 해도 정부 부채가 100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세계총생산량인 78조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전세계 부채를 합하면 257조 달러다. 나는 약간의 디플레이션 편향이 오히려 현재 세계총생산의 성장률보다 빠르게 쌓여가면서 세계경제를 멍들게 하는 부채에 대한 합리적 대응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은 실질적이다. 아닌 게 아니라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실질적인 특성이다. 우리는 시간을 자연의 다른 어떤 측면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뭔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한다. 시간은 공간에서 비롯되지 않지만, 공간은 시간에서 비롯될 수 있다.


    구글의 '공짜 세상'은 경제학에서 시간이 차지하는 중심적인 지위를 뻔뻔스럽게 부정한다. 또 자기 고객이 가진 시간을 직접적으로 획득할 목적으로 그들의 지갑을 훌쩍 뛰어넘는 한 가지 방식이다.


    사토시가 금을 흉내낸 것은 옳았지만, 금이 성공을 거둔 이유를 온전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대한 매개변수들을 설정하는 데서는 틀리고 말았다.

    사토시의 실수는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준다. 그러나 이 기회를 살리려면, 돈과 시간의 속성을 온전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더리움에서 시작해 카르다노, 헤더러, 블록스택등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계속 살펴 봤지만 어떤 해법이 잘 통할지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새로운 암호 세계의 창의성이 워낙 풍부하므로, 돈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완전하게 풀어줄 해법들이 지금 이순간에도 분명 개발되고 있음을 우리는 자신할 수 있다. 다만 제발 그 해법들이 일련의 경제위기라는 모습만은 띠지 않고 나타나주길 바랄 뿐이다.


    블록스택 : 4년이란 운영 기간 동안, 네트워크 사용자를 수십만 명 거드렸다. 새로운 분산형 인터넷을 위한 보안 및 신원 확인용 플랫폼이다. 블록스택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뿌리를 둔 도메인 이름 서비스, 2500만 달러의 벤처 펀드, 데이터 저장 자체보다는 블록체인이 메모리 주소들의 포인터들을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예약해주는 확장 가능 모델을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블록스택은 블록체인이 제공할 수 있는 것(보안, 신원 확인, 신뢰)을 위해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한편 블록체인이 제공할 수 없는 것(매우 빠른 거래 속도 및 저장 공간)으로 부터 블록체인을 해방시킨다. 블록스택의 핵심인물로는 무니브 알리, 라이언 셰이, 주드 넬슨, 프린스턴대학의 마이클 프리드먼을 꼽을 수 있다.


    새로운 세상 체계는 이런 전제를 뒤집어 창조의 특이점을 칭송해야 한다. 물질보다 정신을, 기계성보다 인간적 의식성을, 단순한 알고리즘 검색보다 진정한 지능을, 아무 목적 없는 진화보다 목적의식적인 학습을, 우연보다 진리를 칭송해야 한다. 새로운 체계는 인간적 성취의 영웅적인 시대를 열 수 있다.


    정보이론: 쿠르트 괴델이 논리를 수학적 함수와 알고리즘으로 만들면서 시작된 이론. 클로드 섀넌과 앨런 튜링을 거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의 수리철학으로 진화했다. 인간이 창조한 것이나 소통하는 내용을, 소음이란 막강한 힘에 맞서 어떤 채널을 통해 전송되는 신호라고 바라본다. 그리고 그 결과는 '뉴스'나 갑작스러운 일로써 측정된다.이렇게 전송되는 신호는 엔트로피로 규정되며 지식으로 완성된다.

    엔트로피는 송신자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 일종의 자유주의적 지수라고 할 수 있다. 즉 송신자가 보낸 상징의 실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는 메시지의 가짓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를 해석하는 사람의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그 메시지의 엔트로피와 정보는 더 높아진다.

    정보이론은 우리의 디지털 및 아날로그 세상을 가능하게 해주며 또한 묘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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