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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책 추천, 리뷰 2020. 3. 16. 14:59

     

    김초엽 / 허블

     

    *ㅎㅅ님이 읽고 남겨주신 서평입니다.


    책의 첫 인상은 별로였다. 
    파스텔 톤의 표지 그림은 딱 소녀감성이었고 사진 속의 작가는 너무 어려 보였다. 
    그러나  첫 인상과는 달리 김초엽의 소설들은 놀라웠다. 
    책 제목으로 사용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고도를 기다리며"의 창의적 재해석이다. 과학 발전이 개인을 아무런 악의없이 깔아뭉갤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는 희망하면서 부조리하고, 자본의 논리는 여전히 강고하다는 점에서 미래는 여전히 현대적이다. "안나"를 쫓아내는 사람이 거대기업의 말단직원이고, "안나"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그 직원이 해고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는 중첩된다. 살아서는 도착할 수 없는 먼 곳으로 출발한 "안나"는 자살을 한 것인지, 까뮈의 시지프스처럼 인간적인 반항을 시도한 것인지 혼동된다. 미래를 현재의 시선으로 환원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비판이나 토론은 덤이다. 
    과학소설의 묘미를 잘 살린 멋진 소설이다. 이 작가의 다음 소설이 기다려진다. 부디 이 젊은 작가가 지치지 않고 꾸준히 오래동안 작품을 냈으면 한다.
     (린 마골리스가 살아 생전에 이 소설집에 같이 있는 "공생가설"을 읽을 수 있었다면 무척 기뻐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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